각자는 각자의 세계를 가지고 있고, 나는 그 세계에 초대된 사람일 뿐이다. 내가 그 세계에 영향을 줄 수는 있겠지만, 결코 나의 세계로 만들 수는 없다. 그렇기에 타인의 세계에는 언제나 내가 알지 못하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남아 있고, 때로는 그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기도 한다. 그 불편함을 느끼더라도, 그것이 단지 나의 세계와 다르기 때문은 아닌지 차분히 들여다볼 수 있어야 한다.
마찬가지로 누군가가 나의 세계에 초대되었을 때, 그 사람이 느끼는 불편함 역시 두 세계 사이의 간극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. 누군가가 불편함을 느낀다는 사실만으로 내가 틀렸다거나 그들이 틀렸다는 의미는 아니다. 우리는 서로의 세계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고, 그렇기에 때로는 어색하고 불편하고 답답할 수밖에 없다. 중요한 건 그 불편함을 섣불리 누군가의 잘못으로 환원하지 않는 것이다. 그저 서로 다른 세계가 겹치는 순간에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마찰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.
서로의 세계를 존중한다는 것은 반드시 그 안에 머물러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. 때로는 그 세계를 있는 그대로 인정한 채, 조용히 돌아서는 것 또한 존중의 방식일 수 있다.